유물을 만나다 (30)돈궤(錢櫃)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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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는 다양한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된 직사각형 가구이다. 특히 천판(天板_가구에서 가장 위의 면을 막아주며 마감하는 판)을 절개하여 문판(門板)으로 사용하는 것을 ‘궤’라 하고, 앞면 상반부를 문판으로 한 것을 ‘반닫이’라 한다. 재료는 주로 결이 곱고 단단한 나무를 썼는데 황유목(黃褕木_느릅나무)으로 제작된 것을 최고의 품질로 여겼다. 손잡이와 자물쇠는 주로 무쇠를 사용해 다른 상자들에 비해 투박하고 견고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의 궤는 각 가정에서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지 않으며, 책 · 활자 · 문서 · 돈 · 옷감 · 의복 · 제기 · 도자기 · 놋그릇 · 곡물 등을 보관하였다. 사용 계층도 궁중을 비롯한 관청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었다.이 유물은 엽전을 보관하는 돈궤이다. 윗면에 약과형(藥果形) 경첩을 부착하였고, 앞면에는 원형투각장식이 있는 약과형 앞바탕(자물쇠를 받쳐주는 밑판) 위에 무쇠로 된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몸체는 모서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사개 짜임으로 연결되었으며 짜임 부분의 보강을 위해 거멀감잡이를 붙여 견고하게 처리하였다. 바닥에는 두 개의 막대를 대어 발을 삼았고, 좌우 측면에는 손잡이를 달아 이동이 편리하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나뭇결을 잘 살려 은은한 멋을 풍기고 있으며 소박한 무쇠 장식이 더해져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