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82) 나막신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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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막신은 비나 눈이 올 때 진 땅에서 신는 신발로 목극(木屐), 목리(木履), 목혜(木鞋), 격지, 나무신이라고도 한다. 나막신은 나무를 사용하여 만들며, 남성용은 태사혜(太史鞋), 여성용은 당혜(唐鞋)와 같이 그 당시 신었던 신발의 모양을 따라 만들었다. 형태는 발굽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고, 굽이 닳으면 다시 새 굽으로 교체해서 신기도 하였다. 높은 굽이 달려 있어 비나 눈이 올 때는 실용적이나, 무겁고 활동성이 떨어져 말을 탈 때나 먼 길을 갈 때는 신지 않았다.
조선시대 말기에 나막신은 청빈한 선비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 양반은 가난하더라도 상민처럼 짚신을 신지 않았으므로 맑은 날에도 나막신을 신고 다녔다. 가난한 선비가 많이 살았던 남산골의 선비들이 그러하였다고 하며 이들을 ‘남산골 딸깍발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나막신은 1910년 이후 가볍고, 질기며, 방수 기능도 탁월한 고무신이 등장하자 차츰 쇠퇴하여 1940년대를 전후하여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사진 속의 유물은 계당 배상명 선생께서 수집한 민속 유물로서 당혜 형태의 여성용 나막신이다. 신발 바닥에 ‘八’ 자 모양의 굽이 달려 있고, 굽이 닳아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로 착용 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화려한 장식이 생략된 단순한 형태이지만, 위로 솟은 신코와 둥글게 올려 다듬어져 있는 뒤축을 통해 곡선의 미감을 느낄 수 있다. 위의 유물을 통해 우리의 전통 생활 문화를 이해하고 직선과 곡선을 다루는 우리선조들의 멋스러움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