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 (10)고려시대 동경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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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은 청동으로 만든 거울로 동판(銅版)의 표면을 잘 문질러 얼굴을 비추어 볼 수 있게 한 것이며 단순한 생활기물로서의 사용 외에 제사장의 신위표현과 부장품으로서 상징적 의미와 역할을 갖고 있다. 뒷면에는 갖가지 아름다운 문양이나 길상문 등을 새겨 넣기도 하였다. 청동기시대에 이미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정교한 작품이 만들어졌으며, 고려시대에 이르러 형태와 문양에 있어서 다종다양하고 그 수량 또한 방대하여 고려시대 전후의 양상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고려에 동(銅)이 많이 생산되던 특징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동경의 제작방식, 부장풍습의 상관관계와 더불어 중국 동경의 영향도 반영하고 있다.동경의 형태는 원형·방형·장방형·오화형(五化形)·육화형·팔화형·사릉형(四綾形)·육릉형·팔릉형 등으로 세분된다. 그 밖에도 종형(鐘形)과 자루가 달린 병경(炳鏡), 매달게 되어있는 현경(縣鏡) 등이 있다. 동경의 형식은 먼저 꼭지가 있고 이를 둘러싸는 받침이 있다. 이 받침을 다시 감싸는 것이 내구(內區)이다. 여기에는 동경의 주된 무늬가 들어가며 동경의 뒷면을 차지한다. 이 내구의 문양에 따라 동경의 특색이 나타나는데, 그 양식에 따라 명칭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무늬가 없는 것도 있고, 동물문·식물문이나 인물고사(人物故事)가 표현되기도 한다.
거울의 면은 오목한 것과 볼록한 것이 있기도 하나 일반적으로는 편평하게 만들어 사용하였다. 동경은 근세에 이르러 유리거울로 대치되기까지 사용되었는데, 그 뒷면에 있는 무늬나 글자 등은 당시의 공예기술·문양·사상·신앙 등을 보여주고 잇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