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98 호 우리는 지금, 상상이 실현되는 ‘메타버스’ 열풍
메타버스 열풍, 페이스북을 흔들다
최근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추세 가속화로 메타버스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를 향한 사람들의 많은 관심에 따라 지난 10월 28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회사를 소셜 미디어 업체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실적 발표 현장에서 메타버스 사업과 관련해 “당사는 메타버스라는 장기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에 걸쳐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며 “다음 세대의 온라인 기반의 사회 활동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사업 진출은 지난 2014년 가상현실 헤드셋, 게임 업체인 오큘러스를 20억 달러(2조 3천 308억 원)에 인수하며 시작됐다.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였는데,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은 소셜 미디어 영역을 넘어 새로운 세계에서 성장해 나가겠다는 회사의 야심을 반영한다.
이어 10월 31일에는 ‘메타’(구 페이스북)가 몰입형 VR 피트니스 애플리케이션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의 개발 업체인 ‘위딘’을 인수함을 밝혔다. 피트니스 부분은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가 메타버스 적용 분야로 비디오게임, 업무 등과 함께 언급한 분야이며 ‘위딘’이 발명한 ‘슈퍼내추럴’은 바다와 사막 등 다양한 VR 환경 속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여러 색의 구슬을 맞춰 격파하는 피트니스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는 메타의 VR기기 오큘러스 퀘스트 헤드셋을 착용하고 이용할 수 있다. 인수 소식에 위딘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밀크는 “위딘이 메타의 VR, AR 전담 사업 부문인 ‘리얼리티 랩’의 산하 기관으로 들어가면서 더 풍부한 소셜 경험 등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처럼 메타가 ‘위딘’ 과 같은 VR 스튜디오를 인수하며 더욱 다양한 리소스에 접근 가능하게 될 전망을 보이고 있으며, 메타와 같은 기업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와 NFT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은 인터넷 기업, 게임사, 통신사 기업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목받는 가상세계 플랫폼,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공간에서 사용자들이 게임을 하거나 업무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메타버스는 포켓몬고와 같은 증강현실, 웨어러블 및 나이키플러스와 같은 라이프로깅, 구글어스와 같은 거울세계, 제페토와 같은 가상세계의 4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컴퓨터와 콘솔게임으로 모니터를 보며 즐기던 2차원 게임 방식에서 3차원 체험형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확장현실로 형태가 급속도로 진화 중인 플랫폼으로, 이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일선 기업과 산업 현장에도 적용되어 메타버스를 이용해 설계와 공정 작업 등 현장에서 보다 입체적이고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작권 분쟁발생 가능성, 콘텐츠 기업과의 협상력 불균형 및 갈등 등의 문제로 발생하는 피해는 이용자가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아직 메타버스의 한계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인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메타버스는 사회적 연결 수단으로까지 그 기능을 확장하게 되었고, 가상의 공간에서나마 연대감을 쌓고 소속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PwC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2019년 455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4764억으로, 2030년에는 1조5429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온라인 행사에서 새로운 사명과 로고를 공개하는 모습(출처: 조선비즈)
▲ 가상세계 플랫폼, 메타버스(출처: 제페토)
메타버스, 어디서 만나볼 수 있을까
2018년 창업 이후, 올해 가입자가 2억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가상세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제페토’ 역시 메타버스 프로그램이다. 제페토에서 아바타는 나를 대신하며, 본인 사진을 토대로 아바타를 만들어 친구들과 소통하고 각종 소비,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제페토는 디즈니, 라인프렌즈, 유니버설픽처스, 산리오 등의 글로벌 캐릭터 지식재산권과 제휴를 맺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BGF리테일리를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 'CU제페토 한강공원점'을 가상세계에 입점했을 만큼 제페토는 현재 많은 기업에서 시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국내 기업 네이버도 ‘로블록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제페토’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자회사 ‘라인’을 통해 NFT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한, 카카오와 넷마블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넷마블의 개발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글로벌 버츄얼 아이돌 사업 같은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에 함께 나서기로 하였다.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IT 기업은 이미 전부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메타버스 열풍이 비단 IT 업계에만 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롯데 백화점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하반기 채용 설명회’를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대면 채용 설명회로 진행하여 채용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대학가에서는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사업 메타버스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학생들의 창의성을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구현할 수 있도록 활발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 대학 역시 지능형로봇 분야 혁신공유대학사업을 통해 텔레프레즌스/ 메타버스 강의실 구축을 통한 공유대학 간 연계수업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 신입생 환영회와 축제, 졸업식, 취업 박람회, 신입사원 교육, 대회 시상식 등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 역시 메타버스의 영역으로 융합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기관들이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선보이며 더욱 현실에 가까워진 메타버스를 실감하게 했다.
차세대를 선도하는 메타버스
메타가 기존 SNS 소셜 미디어 기업의 이미지보다는 메타버스 기업 이미지로 각인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명을 전환하고 공식화한 만큼 앞으로 메타뿐만 아니라 다양한 IT기업이 VR·AR 기업들에 대한 투자 및 인수 행보 또한 더욱 활발히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빠르게 변화하며 가속화되는 디지털 부문에서 메타버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차세대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창작자의 상상력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현실과 창작자가 설정한 가상 세계를 혼동할 정도로 소비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것이 메타버스의 핵심 기능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는 소비자가 얼마나 해당 가상 세계에 몰입하고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지가 관건 요소로 꼽힌다. 이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하부 IT 인프라의 성능과 규제가 막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것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거대 IT 기업들이 독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작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업들은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연결, 창조, 확장, 체험과 새로운 가능성을 주도할 수 있다는 메타버스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이 제작한 메타버스를 통해 기존에 없던 다양한 세계가 탄생될 것이고, 메타버스 간의 연동으로 더욱 크고 확장된 우주속의 우주, 우주들의 우주가 제작될 것이다. 이처럼 오픈 메타버스를 일상에 표준화하기 위한 노력이 예측된다. 그러므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얼마나 다양하게 현실 세계에 사용되고 있는 서비스들과 융합되어 이를 통해 소비자의 더욱 풍부한 경험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정소영 기자, 이규원 기자